쓸쓸하다.. 2020.12.18 23:37
어떻게 한 주 버텼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 금요일인가.. 일주일 전인가..
밤 10시 반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원룸에서 자취하는 친구인데 자기 집에서 맥주 마시자고 한다.
평소에 1차만 마셔도 취하고 힘들어서 죽을려고 하면서..
먼일있나 싶어 귀찮았지만 알았다고 하고 꾸역꾸역 버스타고 친구 집으로 갔다.
도착하니 밤 11시 15분.
1300원짜리 필굿 6개 사놨더군.. 안주는 전에 먹다 남은 소라과자.
이런 저런 얘기하는데 침대 벽에 기대더니 티비 리모콘으로 이것저것 돌리네..
밤 늦게 피곤한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 건지..
꾹 참았다.
필굿 캔맥 6개 중 내가 4개 반 마시고, 친구는 1개 반 마시고..
새벽 1시 쯤 되니 계속 하품만 하고..
가라는 말이지..
끝까지 꾹 참으며 '잘 먹었어, 잘 자~' 하고 나왔는데..
그 집에서 내 집까지 걸어서 50분. 날은 춥고..
음.. 기분이 좀 그닥이어서 집까지 걸어왔지..
바람도 차고, 마음도 차고...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온갖 생각을 하며.. 집으로 걸어 갔지.. 참.. 쓸쓸하더군..
그때 문득, 공지영 시인의 '인간에 대한 예의'란 책의 제목이 떠오른 이유는 뭘까..
흠.. 쓸쓸하지 않아.. 추워서 일거야..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눈에 들어온 나무 벤치 하나..
그걸 보고 결국 울어버렸다........
